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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Braun Korea Presi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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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오늘, 1997년 12월 23일 - Crisis Management

김해동 | 2012.10.09 11:26 | 조회 2085
정확하게 5년 전 겨울 우리나라는 그때까지 경험하여보지 못했던 혹독한 시련을 맞게 됩니다.
 
그 해 여름부터 감지된 이상한 기류가 가을부터는 힘든 겨울을 보내리라는 우려의 수준을 훨씬 넘어 인도네시아, 태국의 화패가치가 무너지면서 원화의 가치가 폭락하며 역사이래 최악의 환란을 맞게 됩니다.
 
그 해 여름에 $당820원이던 환율이 정확하게 5년전 오늘12월 23일 1,950원이 되고 Moratorium이란 그때 까지 들어 보지도 못하던 단어가 일간 신문들을 포함한 모든 미디어에서 가장 관심 화두로 오르내리게 됩니다.
 
12월12일 독일 본사의 Asia를 책임진 Board Member주체로 싱가폴에서 Asian Crisis에 대한 대책 회의가 열렸으나 그 누구도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대책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일부에서는 남미의 일부 국가들의 B. Braun자회사 MD들이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아니겠느냐 그들의 경험을 배우자는 의견까지 있을 정도였습니다.
 
Moratorium을 선포할 수도 있는 상황에 빠진 한국의 MD인 제가 기주문분에 대한 선적과, 각 공급 사에 대한 미지급금 지불을 동결시킬 것을 요청하고, 좀더 사태 진전을 보기로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때 참담한 심정으로 쳐다본 Singapore시내를 온통 덮은 화려한Christmas Tree 와 사람들의 흥청거림은 평생 잊지 못할 것 입니다만 작금의 Singapore의 어려운 경제 상황 보면 고소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그 회의에서 얻은 유일한 실익은 그 와중에 당연히(?) 취소되었던 용평에서의 연말 파티를 의기소침해 있는 모든 직원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 주기 위하여 다시 살리기로 하고, 그에 따른 모든 경비는 독일 본사 Board Member 자신이 기꺼이 지불키로 약속한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 같이 경험하신 분들은 매일 아침 열렸던 그 아픈 Meeting들을 기억 할 것입니다. 환차 손이 눈처럼 불어나고, 보험 가 또는 이전 계약 분의 공급가격은 수입원가를 밑돌고, 신용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시장에서 저희 외상 매출금회수는 막연한 것 이였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국가 채무 불이행 선언 가능성을 포함하여 나라의 미래를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상황에 따른 아무런 대책도 마련할 수 없었다는 것이지요. 매일 매일 기록을 경신하며 곤두박질 치는 원화가치와 무너져 내리는 경제 Mechanism을 망연 자실 쳐다보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허기야 예측할 수 있었다면 Crisis가 아니였겠습니다만...
 
이대로 가다간 앉아서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절망 속에서 택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Moratorium으로 나라가 망한다면 할 수 없는 일이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언젠가는 상황이 개선 될 텐데,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으나 과연 우리 회사가 그때까지 존재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과 직결되어 가장 마지막 까지 남을 수 있는 전략이 무었일까 하는 것에 귀결 되었습니다. 즉 생존 전략이 였습니다. 결국 영업을 조심스럽게 재개하고, 경비를 극소화하는 아주 원론적인 해법을 택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조직 축소는 불가피한것이였으나, 95년 Medical Div에서 부터 시작된 구조조정이 이미 상당부분 진척이 되어 있었고, 또 모든 직원이 대규모 조직 축소보다 아픔을 모두 함께 나누기를 원하므로, 그 당시 이미 휴가에 들어가 있었던 여직원과 이미 계획된 경리 과 중간 간부 한 사람만 정리되는 것으로 조직 축소를 극소화 하면서도, 남은 회계연도 8개월 동안 무려28%의 경비를 절감하는 뼈를 깎는 극약 처방과도 같은 감량 계획을 짜게 됩니다.
 
환율 변동을 전혀 예측 할 수 없었으므로 달러 당 2,000원, 1,800원, 1,600원, 1,400원, 1,300원, 1,200원 그리고 1,000원이 될 경우에 따른 예상 손실을 Simulation하여 그때, 그때 대비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독일 본사에 대한 믿음은 있었습니다. 지금 입장에서는 당연해 보이지만, 그 당시까지 변변한 이윤 조차 내보지 못한 우리 입장에서 우리가 Initiative를 가지고 B. Braun Korea가 지킬 가치가 있는 조직이라는 믿음과 우리 자신들이 이 회사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각오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위의 생존전략이라는 다소 비장한 제목을 가진 제안서 였습니다.
 
이 제안서는 본사에 의하여 100% 받아 들여지고, 백만 불에 달하는 엔 차관도 들어오게 되고, 저희도 계획에 따라 차질 없이 감량 경영을 하게 됩니다. 그 위에 본사는 저희 노력에 발 맞추어 약 백만 마르크에 달하는 환자 손 보상 지원까지 결정하게 됩니다.
 
그 모든 지원과 자체 노력에 힘 입어, 회사는 환차 손을 극소화 할 수 있었고, 비상 경영은 불가 6개월 만에 정상화되고, 오히려 전체 국내 의료기 시장이 24%이상 축소됨에도 불구하고, 생존 전략에 따른 남보다 한발 빠른 정상 영업 재계와 보험에서 cover되는Orthopedic과 Medtech Business신장에 힘입어 영업이 12%나 증가하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회사는 직원들이 자진해서 깎은 급여를 100% 돌려주고 그 위에 3분기까지 동결되었던 Incentive까지 소급 지불하기로 결정하게 되고, 따라서 실제 큰 희생 없이 본사에는 최대한의 믿음을 주게 된 것입니다.
 
98년 7월 Monthly Report에 다음과 같이 기록 되어있습니다.
 
Quote from the Monthly Report of July ‘98
 
경비
-  7월은 생존전략에 의한 비상 경영이 실행된 이후, 전 직원이 급료 전액을 받을 수 있었던 첫번째 달이 였습니다. DM대비 원화가 7월31일 현재 690원으로 생존 전략에서 제시된 비상계획 종료 환율인750원 미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 경비가 5월, 6월 보다도 오히려 낮게 유지 되었습니다. 98년 1월부터 7월까지 5억6천만원, 34.5%의 경비를 예산 대비 절감 할 수 있었고, 그것은 생존전략내의 비상 계획보다도 9천6백만원, 8.3%가 추가 절감된 것입니다. NaT
- 지난달 말 현재 3억2천8백만원 손실에서 1억7천만원이 개선되어 1억5천7백만원으로 손실이 줄어들었습니다.
 
Unquote
 
 
돌이켜 보면 미래 예측이 불가능 했던 것은 우리뿐만 아니고 우리 경쟁자들도 마찮가지 였을 것습니다만, 저희가 Initiative를 쥐고 능동적으로 사태에 대처한 것이 결과적으로, 한치 앞이 보이지 않던 그위기를 우리의 모든 군더더기를 떼어 버릴 수 있었던 기회로 삼을 수 있었고, 그 결과 저희 회사가 오늘의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이 이때 만들어 진 것 입니다.
 
위기는 기회를 동반합니다. 호기는 위기를 부릅니다.
 
2002년12월23일
김 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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